2008년 2월 11일 월요일

아날로그,숭례문 화재, 붕괴를 지켜보며....


기숙사에서 휴게실에 물을 마시러 갔다 뉴스를 보고 크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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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 숭례문 화재, 붕괴 시작””숭례문 붕괴(데이 블로그-사진 클릭)”

숭례문 일부 붕괴(미디어 다음-사진 클릭)”

무너져 내리는 숭례문(미디어 다음-사진 클릭)”

 

국보 1호인 숭례문, 남대문이 전소(全燒)할 위기에 처하다. 문득 많은 이야기들이 지나간다.

 

1.     나라가 망할 조짐이 보인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다. 친구의 이야기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던 것이었는데, 많은 공무원들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공직에 최선을 다하고, 기업가들은 권력을 쥐기 위해 애쓰며, 정치가들은 정치보다는 K1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며, 군인들과 지식인이 대접받지 못하고, 국민들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하며, 민심이 어수선함을 지적했다. 삼국지와 서유기 등 많은 고서와 역사서에서 나라가 망하는 공통적인 특성을 보여준 것과 똑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2.     설이라는 명절 때 부랄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현재 기획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펼쳤다. 열심히 내가 하는 일을 지켜봐 온 친구는 이번에도 열심히 듣다가 고민하더니, 이런 말을 던진다.

 

한국에서 그런 일을 하려면 뭐가 제일 중요한지 알지?”

. 돈이 가장 중요하지.”

그러면 그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20대 작업자에게도 뭐가 젤 중요한지 알겠네?”

. 돈이 가장 중요하지.”

그럼 더 안 물어 볼께. 잘 알고 있으니 그 부분을 해결하면 좋은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

 

3.     아날로그 스터디 때문에 르네상스”, “근대화”, “학습”, “디지털”, “아날로그같은 키워드는 모든 생각의 기초가 되는 개념들이다. 이런 키워드를 가지고 동아시아라는 범위를 잡고 머리를 굴리는 중인데 도무지 한국이라는 땅덩어리를 벗어날 수 없다. 최근에는 Creative Commons와 관련된 자료를 인용해서 세미나를 했는데, 거기서도 중국 뺨치는 정보의 폐쇄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Creative Commons 나타나는 자유도와 CC자료의 상관관계에 관한 도표”

 

4.    디지털이다.” 라는 MIT 미디어 LAB의 유명한 니콜라스 네그로 폰테 교수의 책이 있다. 이 책은 꽤 오래전에 나왔고, 나는 최근에서야 이 책을 읽었다. 니콜라스 네그로 폰테 교수는 최근 OLPC(One Laptop per child)라는 운동으로 사회학, IT, 사회운동, 가난 퇴치 운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이 책의 서문에 보면 이런 글귀가 있다.

 

“전해 들은 것이기도 하고 직접 체험하지 않은 경험이긴 하지만 한국에는 또 다른 얼굴이 있다. 바로 당신들의 교육체제,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크게 중점을 두었던 바로 그 문제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내가 받은 인상으로는 당신들은 교육 분야에서 극히 위험한 길을 걷고 있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교육의 길 대신에 주입식 암기 교육에 극단적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8월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한국에서 공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1995년도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에 쓰여진 남의 나라 학자가 쓴 글귀는 잊혀지지 못할 충격이고 부끄럽다. 그는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고 있는듯 하다. 14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는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바라보면 전혀 바뀐 것이 없는 듯 하다.

 

5.     개인용 컴퓨터 PC의 시대를 지나

개인용 제작기PF의 시대가 온다

라는 어귀로 시작하는 FAB(Fabricator)에 관한 닐 거센펠드의 책을 보면, 이들은 변화 가능한 IT 기술의 최정점의 새로운 실험을 통해 개인 제작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이들은 록서 ( 의)Definition 르네상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줄 안다.


“ 위대한 예술가들과 그들이 사용한 재료 그리고 새로운 기법을 떠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주제가 되는 대상이었다. 그림은 신화나 신들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세계를 그리기 시작했다.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은 르네상스의 지적운동을 반영하고 그 모습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바로 휴머니즘(Humanism)이다. 요즘의 인문과학 학생들은 휴머니티는 르네상스 시대에 나타났으며 그들의 세계에서(선택받은)사람들의 걸작품에 대한 감각이 증가하면서 생겼다고 배운다.”(본문 중에서)

6.     숭례문은 나라의 보물이며, 조상들이 남겨놓은 문화 유산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짧은 역사와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음에도,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떵떵거리, 옹고집, 쪼잔한 자존심을 갖고 있다. 그 자존심은 숭례문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이었나?

 

숭례문이 방화범에 의한 우발적인 사고였을지라도, 혹은 관리 소홀에 따른 행정상의 과실이든, 테러에 의한 고의적 사고일지라도, 이 문제는 단연 화재 사건 하나만 가지고 해석되지 않는 듯 하다. 잘 연결되지 않는 많은 사례들이 이상하리만큼 절묘하게 연결되고 있는 듯한 불길한 예감이다.

 

나라가 망한다는 흉한 얘기가 나돈다. 우리나라는 돈이 First고 다른 것 필요 없다. UCC를 쓰려면 돈을 내세요. 극히 위험한 교육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휴머니즘은 공학의 기본입니다. 숭례문은 무너졌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맥락이 맞지 않길 바랄 뿐이다.


<관련기사>
<'숭례문 화재 한달' 벌써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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