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7일 화요일

웹기획자? 오픈소스 프로젝트? 팀 커뮤니케이션?

웹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이제 몇 개월 되진 않았지만, 웹 기획자도 훌륭한 가치를 창출해 내는 Creator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박봉이어도 이 직업이 그리 싫지 않다. 박봉에도 참을 수 있는 나이는 젊을 때 밖에 없으니까,,,

Content Browser Android application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첫번째로 다가온 문제는 웹 기획자로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였다.

나를 제외한 모든 멘토님과 멘티들은 소위 개발을 업으로 하고 있고, 업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사실 개발의 기역자도 모른다. WOC 2008 BOOT CAMP에 참여해서 내가 좋아라 하는 분위기와 다른 캠프 분위기에 우선 쫄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개발자들을 이해하기 보다는 선을 그어놓고 있었다.

기획자로서 한발자국 더 나가기 위해서, 회색님이 갖고 계신 안드로이드 폰을 써보는 것이 우선이었다.초기 기획서를 쓰기 전에 아이팟 터치(폰은 예전 타이 친구를 통해 써봤음)를 폰이라 생각하고, 사용했다.타이 친구도 중국에서 아이팟 터치폰을 쓰고, 자신의 고향에서도 사용가능하다는 아이폰2G를 보고, 나는 우리나라가 타이완 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다. 선택권이 없는 시장은 사실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닫혀진 이통사들의 시장 전략에 대해서는 이제 블로그에서도 말하지 않는 주제가 되었다. 아무튼 안드로이드 폰을 4시간가량 써보면서, 아이팟 터치와 분석을 시작했다.

초기 기획서에 제시되어 있는 컨텐트를 더욱 세분화 했고, 세분화된 컨텐트를 쉽게 탐색할 수 있는 뷰도 5가지 정도를 구상했다. 우선 컨텐트 리스트가 너무 많았고, 뷰도 많았고, 개별 컨텐트에 적합한 뷰를 생각해야 하는 부분을 잘 정리해야 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비판, 아이폰 보다 불편하다는 부분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때는 사실 자바라는 언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해야할 부분이라는 당위감 같은 것이 있었다. 의무 말이다. "내가 부족하니 뭐라도 해야지"

시간이 흘렀고, 기획팀 회의를 하면서 많이 설득을 시키고 이해시키고 이해 당해야 했다. 왜 그렇게 안되는지를 개발자에게 배웠고, 뭐가 왜 필요한지를 사용자 Literacy를 통해 이해시켰다. 팀의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야 했고, 미국에 두시간씩 통화를 해야했다. 규철이는 친절하게도 말로 어플리케이션 기획을 이해해주었다.

결국 자바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지만 왠지 이 프로젝트는 성공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당위감이었는데, 지금은 내 역할이 생겼다는것이 느껴진다. 개발자들의 중간을 매울 수 있는 기획자의 자리가 느껴진다. 나만 기획을 했다는 것은 뻥이다. 내 마지막 기획서는 현재의 어플리케이션과 다르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의 기획을 수렴했고, 그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맵뷰의 사진 확대 화면은 통째로 잘라 버렸다.  감동이었던 것은 프로토 타입 수준까지 구현했지만 맨처음 기획서에 그려놓은 방식대로 Tag view 와 Map view가 돌아간다는 것은 참 신기하고 설레는 경험이었다.

어떤 개발자들은 언제든 기획자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팀에서 최소한의 역할이라도 찾은 느낌이 들었다.


Content Browser : CB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이다.

우리는 멘토님의 철학에 따라 Content Browser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인터넷에서 다운받는 노래 한곡이라도 저작권이라는 개념에 익숙해 있던 멘티들에게 사실 오픈 소스 프로젝트라는 것은 생각보다 느낌이 오질 않았다. 하루는 회의중에 "저작권"에 대한 이슈를 제기했고, 우리 코드를 카피해서 ADC(Android Developer Chanllenge)에 나가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디서는 이 코드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오픈해 놓았다. 사실 우리팀도 개발 과정에서 오픈 소스로 이전에 진행되었던 코드들을 가져다 쓴것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져다 쓰는 것과 그것을 가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부분의 문제이고, 오픈소스 프로젝트라고 해서 Copy & Paste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배운 느낌이다.

처음에는 마치 어떤 큰 보상이라도 있어야 할 것 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들과의 소통방법이라는 구체적인 실행력을 배웠고,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Java를 다루지 못하는 유일한 기획자로 어플리케이션의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멘토님에게 비싼 강연을 공짜로 듣지 않았는가,!!!

가지려고 들면 다 잃고, 나누려 하면 다 얻는다는 말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To do list를 정리하면서 앞으로 해 놓은 task보다 해야할 Task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CB Team원들에게,,

개발능력 없는 기획자를 끼워줘서 고맙고, 서로를 통해 배운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귀여운 자식들.. 회색님도 은근히 간식을 드실때는 귀엽다는 것.

이번에 작업한 Content Browser 작업물 동영상

댓글 2개:

  1. ㅋㅋ 운짱형님 고생많았습니다. 형님 없음 회의는 시작도 안해요. 기획자의 빈자리가 느껴진다는건 그만큼 기획자가 잘해줬다는 거겠죠.

    아, 그리고 성서형님 간식드시는게 귀엽다뇨. 간지 폭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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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광현 - 2009/03/18 03:46
    간지 좔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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