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8일 월요일

화가난다...

배달전문 음식점 6곳중 1곳 '엉망'(MBC뉴스)

치킨을 시켜 먹었다. 처음에 스테이플러가 튀김옷에 찍혀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처다보니 철 수세미 가닥이 브이자로 튀김옷에 붙어 있는 것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다가 머릿카락이 나오더라도 살포시 위에 올려져 있는 것과
음식과 함께 버무려져 있는 것은 구분된다.

이건 뭐 그냥 튀김옷 내부에 함께 튀겨졌다.
아~~ 전화해서 치킨을 새로 하나다시 달라고 할까? 평소에 내가 잘 하던 짓인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때린다고 하면 카메라를 들이대고,
어디에서 배달온 것인지 확실하게 아는 곳이니깐,, 블로깅해서 이분들 평판 안좋아지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 많은데, 그냥 멍~~ 벙쪄 있었다.

함께 먹는 사람이 있어서 그냥 대수롭지 않은 듯 나머지를 먹었지만,
지금 왠지 속이 더부룩한 것보다 머리가 띵하니 아프다.
나중에 먹었던 치킨이 지저분하다거나 드러워서 안먹거나 하지 않았다.
배도 안아프고 정상이다. 근데 머리가 띵하니 아파온다.

          <이 그림은 포스팅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왜?
한 반년정도 된 것 같다. 가격 가지고는 찜찜하지 않는데, 자꾸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기 시작하니깐 도저히 못참겠다. 맛과 향으로 느껴지는 음식,야식을 내 돈 주고 사 먹는 것은 내 주권인데, 왜 이런 불확실하고 기분나쁜 결과들이 돌아오는지 참을 수가 없다.

1. 치킨집들의 과열 경쟁

치킨집들이 정말 과열 양상으로 많이 생겨난다고 한다. 너무나 많이 생겨나는 나머지 경쟁이 심해진다. 주변 인지도 있는 가게를 누르기 위해 열심히 전단지를 붙이러 다녀야 하고, 없어진 전단지를 다시 돌리기 위해 또 다녀야 한다. 마치 배달 후에 그냥 돌아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무한 홍보를 위해서 그 아파트에 전단지를 붙이면서 나와야 한다.(실제로 학생이사를 하는 아저씨들은 이런 방식으로 홍보를 한다.) 보통 음식점의 경쟁은 맛을 좋게 한다거나, 서비스를 많이 준다거나, 혹은 가격을 싸게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아야 하는데 배달계에서는 싼 재료(닭)을 쓴다던가, 순살에 닭이 아닌 다른 것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후자는 의혹과 루머이길 바라지만 작은 닭을 쓰는 것, 조각을 내서 조금만 넣는 것은 비일 비재할 듯 하다.


2.치킨집을 의심하기 시작하니깐, 닭들도 의심된다.



위의 책을 인용한 것은, 우연찮게 읽은 구절이고 연결이 되는 것이긴 하지만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서 우연찮게 내가 먹을 가능성에 대한 관련과 비슷하다. 집단으로 닭이 사육되는 것과 우연찮게 조류독감에 걸릴 가능성들에 대해서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고, 후라이드 치킨을 만드는 어떤 중간 단계에 있는 사람도 이것에 대해 걱정하거나 의심해서 치킨을 팔지 않는다. 좀 두려워 진다. 시골에 내려가면 직접 닭을 그 자리에서 잡아서 백숙이나 요리를 해주는 곳들이 있다. 그 닭들의 크기는 치킨집에서 쓰는 닭들의 2배 이상은 된다. 뭘 먹고 컸길래, 어떻게 컸길래, 닭들은 2분의1이 되었을까,,,

병에 걸릴 가능성은 나도 사실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나쁜 음식을 만드는 것에 의심을 하지 않기 시작하고, 닭을 기르는 사람들이 닭들의 상태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이건 엄마가 아이들에게 밥을 해주는데, 음식이 상했는데 별반 가치를 못느끼고 남기기 아까우니 그냥 먹어라고 하는 것처럼 가치가 전도된 것 아닌가?

3. 이제 배달 안 시켜 먹을래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배달 안시켜 먹으려고 한다. 왠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겁이 많거나 트리플 A형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런점에서 난 길거리 음식과 포장마차에서 너무 잘 먹는다. 음식에 대한 신뢰 문제와 그 음식의 청결도와는 조금 다른 문제이다. 내 생각도 청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못먹는다 보다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 재료를 준비하는 사람을 못 믿겠다는 게 더 크다. 먹는 것에 관해 신뢰가 없어지는 것은 정말 두려워진다. 아시는 분이 배달음식을 잘 못먹겠다고 하는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댓글 6개:

  1. 답글을 달아야할지 말아야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괜히 그냥 넘어가면 될것을 어줍잖게 의견을 피력했다가 맞아(?)죽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간단한 소개를 올리자면 닉네임대신 올린 이름이 실명입니다. 40대입니다. 아니, 43살입니다. 포스팅하신 글을 보니 저보다 훨씬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시고 계신것 같아 살짝 겁도 납니다만, 몇가지만 짚어보면 좋을 듯 싶어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치킨프랜차이즈라는 것을 신규사업방향으로 정하고 들어온지 이제 만 일년이 지났습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대장에게 욕도 많이 얻어먹고 있죠. ^^; 결론만 말씀드리면 운짱님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리 형편없는 곳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니까요. 좋은사람, 나쁜사람. 착한사람, 좋은사람...이 함께, 같이 숨쉬는 곳이 세상아니겠습니까? 맛과 위생, 서비스...이 세가지는 외식사업에서는 곧 생존법칙입니다. 이를 잠시 소수의 사람들에게 속일수는 있겠지만, 영원히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할 수야 있겠습니까? 제가 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업타당성 분석만 일년을 넘게 했습니다. 이때 다양한 업체의 수많은 성공과 실패요소를 살펴보았고, 운짱님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그런 부분(정직하지 못한, 부당한 수익 등)을 극대화해서 사업을 시작했던 분들은 결국 비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더군요. 저역시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어야하겠죠. 그래서 운짱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로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일들은 이제 없어야 하는 것이 지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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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닭이 작다고 말씀하신 부분에서 살짝의 시장경제(?)

    -제가 사실 이런부분이 어려워서 어찌 말씀드려야 하나, 고민됩니다.-

    촌에서 닭을 직접 잡아주시는 분이 계시다고 말씀하셔서...

    *천의 유명관광지(행여 의도치 않은 피해를 입으실까봐)의 사찰앞에 가면

    얼굴로 살아온 세월을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연세를 드신 분들이 고사리며, 여러 산나물을 내놓고 파십니다. 초라한 행상인지라 많은 분들이 어머니를 생각하시면서, 그리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음식인지라, 생계에 보탬이 되실거라고 짐작하며 사가십니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직접 어느 산자락을 헤매시면서 땀을 흘리셨을 노고를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그 분이 몰래몰래 '메이드인차이나'가 인쇄되어있는 농산물 마대자루에서 조금조금 꺼내서 판매를 하신다면???? 저랑 같이 산행을 다녀왔던 일행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던 내용입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말씀드린 이유는 위에 말씀드렸던 '촌닭'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여러가지의 부대비용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단지 크기가 크다고해서, 또는 색깔이 검붉다고해서 좋다고 결론내리시기에는 또다른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려니 글이 장황해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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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메뉴 하나를 개발하는데 6개월씩 걸립니다. 시식하는데만도 하루에 몇마리씩을 먹게되고, 전 직원이 먹게 됩니다. 굳이 내 아이가 먹을 음식이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이 믿을 수 없다면? 물론 운짱님께서 우려하신 부분이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일부의 그 어떤 업체겠지만, 굳이 제가 나서서 이렇게 주절주절 말씀드리다보니 역시 제가 나설 자리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스쳐갑니다만, 어차피 시작한 변(?)이니 서둘러 끝내기나 해야겠습니다. 말씀하신데로 철수세미하나가 그 가맹점주나 그 브랜드의 - 이미지를 보니 비비*라는 브랜드이군요. 저는 그 브랜드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지만...- 경영마인드를 평가할 수 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이러이러한 내용을 말씀해주셔서 그 사장님으로부터 해명할 수 있는 기회나, 또는 그 기업에서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주셨으면 더욱 건강하고 바람직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가져봅니다.

    어줍잖은 변이 운짱님의 기분을 상하게 해드린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면서 이글을 마칠까 합니다. 저역시 돌아서면 이런저런 야식을 즐기고, 그런부분에서 좋지못한 뉴스가 나오면 화부터 나는 사람입니다. 쓰고나니 제가 왜 운짱님께 글을 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그냥 앞으로도 비공개로 해주시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치킨이 되었던, 그 무엇이 되었던 괜찮은 음식과 괜찮지 않은 음식과, 정말 너무너무너무 괜찮은 음식. 이렇게 종류가 다양할 수 있다고만 생각해주시길... 굳이 제가 몸담고 있는 브랜드는 정말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이런말씀 절대로 아닙니다. 오늘도 정말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따뜻하다는...그런 말씀을 드린다는게 어지럽게 내려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자, 건전한 질책은 진화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낸답니다. 운짱님도, 저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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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전병섭 - 2009/09/28 14:58
    "왜냐하면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니까요. 좋은사람, 나쁜사람. 착한사람, 좋은사람...이 함께, 같이 숨쉬는 곳이 세상아니겠습니까?" 라고 하신것처럼 저는 사실 음식먹는일을 가장 좋아하고, 음식을 만드는 일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모든 닭집은 다 불신지옥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매우 좁은 소견으로 이야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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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병섭 - 2009/09/28 15:23
    아주 짧게 피력하다보니 빠진건데, 거시적으로 유통단계를 조금 줄이는 것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닭한마리가 치킨집에서 튀김옷이 입히기 전에 들어오는 유통단계가 길고, 닭을 파는 사람은 이 유통단계를 선택하거나 줄이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촌닭을 예로 든 것은 그 작은 가든에서 나오는 닭요리에 대한 책임과 함께 그 집에서 기르는 닭에 대한 책임까지 지기 때문입니다. 닭집에다가 닭이 이렇게 작냐고 하면 사장님은 분명히 닭생산자가 그렇게 공급한다고 얘기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책임도 생산자의 책임보다는 그 닭을 선택한 소매상에게 책임도 있습니다. 제가 두번째 단락에서 얘기한 책임은 소매상, 생산자보다도 더 거시적으로 생산자가 그렇게 팔 수 밖에 없는 경쟁구도에 관한 책의 이야기를 실어놓은 것입니다. 추천해드립니다. 어느 소매상도 우리가 가져다 쓰는 닭은 차별점을 가진다고 왜 광고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소매상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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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병섭 - 2009/09/28 15:38
    BB*와 아무런 관련없습니다. 어쩌면 사진을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다가 개념없이 가게이름과 사진을 도배했다면 아마 가게가 망할 수도 있겠지요. 그냥 닭키우는 사람도, 가게주인도 사실은 큰 책임이 없다고 느끼는데, 그냥 화가나서 얘기했던 주저리 입니다. 많은 소매상 주인분들이 노력해서 일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일수입 200정도 되는 고기집에서 CEO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전병섭님이 얘기하시는 그런 마음으로 고기를 팔았고, 모두들 열심히 한다며 응원도 많이 해 주셨어요. 그 맘을 모를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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