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9일 수요일

강화도를 다녀와서

작은 행사든 큰 행사이든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연출하는지는 그 행사의 모든 인상을 결정하는 듯 하다. 4 5일 동안의 짧은 여행이었는데, 하루의 마지막 장면들 하나하나를 잘 조합해 보면 제 1회 10 시민기자 학교에 대한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는 듯 하다.

 

 

 

이 곳에 굳이 올 이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온 이유가 조금씩 궁금해 지기 시작한다. 사람? 기자? 대안교육? 학습 생태계? 정말 도무지 정확한 이유가 잡히지 않는 여정이다. 내가 선택하지만, 처음부터 정해지지 않은 일들만을 맡아서 하는 모습은 일부러 무엇인가 피하고 있는 자신이 느껴진다. 난 뭘 찾아 조금은 익숙한 고장인 강화도를 찾아왔던 걸까?

 

 

 

Catch Scope 팀에서 찍은 덕하리 영상을 보고 있자니, 덕하리의 현실은 비단 덕하리의 현실만이 아닌 듯 하다. 우리는 그냥 동떨어진 채로 계속 불편하게 흩어진 상처들 편(뿡)”만을 느끼며 그 상처를 인식 못한 채 살아갈 것인가? 라는 내 삶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런 내 삶속에서 생겨난 삶의 파편들을 버리고 갈 것인지, 회복하기 위한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젊은 이들은 매우 커다란 이상을 가지고, 고향을 떠났을지 모른다. 도시에 나가서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돈을 많이 벌어서, 호강 시켜 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갖고 살 것이다. 그 의무감은 점차 자신의 생각보다 너무 짊어지기 어려운 짐이 되 버리고, 이 얘기한 불편하게 흩어진 상처들의 파편가 되어 버린게 아닐까? 마을 안에서 생겨나는 상처들은 분명 그 구성원 한명의 삶으로 부터, 한 가족의 세대간에 만들어진 상처부터 출발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덕하리의 현실은 내 삶과도 닮아 있었다. 다른 장면의 나를 본다면 어색해 할만한 당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강화도로 가기 전까지 끊임없이 찾고 싶었던 것은 아마 내 삶에 대한 고민의 한 축이었을지 모른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한 이상, 그 일들이 작은 단위를 이루고 있는 내 삶의 조각들의 상처부터 치료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여태까지 해 왔던 것들은 내 삶의 상처들의 파편을 주워 담기 위한 방법들이었다. 괜히 다른 훌륭한 것들처럼 포장할 수도 있지만, 조용히 생각해보면 그런 것이었다. 강화도를 다녀와서 하며 조각들의 조립 순서를 깨닫게 된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 마지막을 마칠 때까지 힘을 내며 움직일만한 방법들을 찾아 볼 기회가 생겼다. 놓치지 않고, 천천히 심호흡하며 그 기회를 잡아봐야겠다. 적어도 흩어진 파편을 정리할 수 있는 보물지도를 찾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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