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황윤감독 - "어느날 그길에서" "작별"


좋은 다큐멘터리를 보았고, 좋은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감독의 시선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다양한 조각들과 맞추기를 할 수 있었다.

조각1.

한국 철도공사에서 도로보다 철도가 에너지 효율이 높고, 도로를 통해 차 운전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갖는다는 광고를 보았다. 하지만 철도또한 이리깔고 저리까는데, 자연을 생각한다거나, 누군가 피해받는 사람을 먼저 생각할까?


조각2.

중국에서 백두산과 창춘을 여행할때였다. 백두산의 호랑이와 곰에게는 생 오리를 던져주는 모습으로 그들의 자연적인 폭력성을 관광하는 중국 여행객들에 끼어있었다. 친구들과 나는 곰과 호랑이의 수동적인 사냥 현장이 상품으로 팔리는 모습을 보았다. 창춘의 호랑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4마리의 호랑이와 2마리의 사자 1마리의 재규어가 있었는데, 그들 모두 자신들이 동물들의 세계의 지배자라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릴 정도의 배고픔에 지쳐 있었다.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어있었고, 너무 불쌍해서 그들에게 생고기를 사주었다. 그들의 아기 사자는 3000원을 내면 채찍을 때려서 사람들과 사진을 찍게 해준다.


조각3.

한국 도로공사가 지어놓은 많은 휴게소들중에 경부고속도로의 어느 휴게소였다. 휴게소의 한켠의 벽에는 대문짝만한 액자가 걸려 있었는데, 그 액자에는 경부고속도로 처음 건설할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신화가 기록되어 있었다. 아무도 할 수 없는 그 일을 군인들을 동원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고, 건설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건설했다.


조각4.

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하는 건설회사들은 커다란 건설회사가 우선이다. 커다란 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도, 지역에 있는 건설회사들은 그 수주에 참여하지 못하고, 그 수익은 지역경제로 돌아오지 않는다. 고속도로때문에
그 지역이, 수도권과 다른 도시들과 접근성이 좋아져서, 유통이 활발해진다고 하겠지만, 그 지역들에는 이미 돈을 가지고 충분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없고, 더욱이 소비할 돈이 없다.


조각5.

분당과 일산에 잘 닦인 도로와 아파트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땅좀 사놓을껄" 이라고 얘기하거나 "예전에는 여기 다 논밭이었는데,"란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분당과 일산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보다 공기 좋고, 그래도 깨끗하기 때문에 살만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건설된 도시의 쾌적함과 건설전에 갖고 있던 자연적 조건 무엇이 중요하다는 걸까? 자신의 삶에서, 건설과 자연의 중간지점은 어디일까?


조각 6.

난 사실 동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애완동물도 질색한다. 그런데, 그들의 삶에도 가치는 있으므로, 무시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더욱이 고속도로를 어떻게든 잘 깔아서, 환경엑스포 같은것을 하면서 가식적인 환경보호 액션을 하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조각 7.

독일의 지방 정부들은 예전에 지어 놓았던 강둑이나, 제방들을 조금씩 자연적 구조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콘크리트 이런것들이 쓰이지 않은 흙제방 같은것을 준비한다고 독일을 다녀온 친구에게 들었다. "어느날 그길에서"도로를 건너다가 로드킬을 당하는 동물들도 안타까웠지만, 제대로 다 건너서, 콘크리트로 높여진 옹벽을 넘어가지 못해서, 다시 도로를 건너야만 하는 "뱀, 두꺼비"같은 양서류들은 키도 작다. 선진국들은 다들 인공적 구조물을 없애려고 하는데, 선진국이 되기 위한 우리나라는 자꾸 콘크리트를 깐다. 대운하 지껄이다. 뭐가 옳은것인가?


조각 8

동물들의 Road Kill을 통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토건적 성격에 대해 꼬집는 다큐의 은유가 맘
에 들었고, 한편으로는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조각 9.

같은 방식으로 한국은 인터넷 회선을 깔았는데, 도로와 다른건, 동물들이 자신의 길을 차단당해 죽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회선, 하나의 포탈, 하나의 인터넷 같은 퍄쇼같은 인터넷 사용과 의견이 차단되는 그런 인터넷 세상이 된다면 고속도로에서 로드킬 당하는 동물들처럼 People kill 될것 같아 무서웠다. 물리적으로 죽이지는 않겠지만, 생각을 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더많은 로드킬 얘기를 하고 싶다면 톡톡으로 오세요

- 아래는 황윤감독의 "어느날 그길에서" "작별" 홍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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