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9일 일요일

얘너나 에세이 09-07-17

얘너나 여섯번째 시간  - 자서전 글쓰기

프로그램 시작전부터 계속 불안했다.
절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불안함은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불안감은 그냥 애들을 만난다는 것의 불안함은 아니었다.
애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발길이 뜸해졌고, 몇몇은 낯을 트고 웃으며 밝아졌지만 한편으로 많은 수의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열리는 시간에 오지 않고 있었다. 이건 사실 세번째 시간이 지나고 네번째 글쓰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네번째 글쓰기 시간내내 한것이라곤 그 녀석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한 아이의 타로점을 봐주고, 그게 끝이었다.

다섯번째 시간 동안 우리 조원들은 아무도 오지 않아 하루종일 앉아 있었고, 여섯번째 시간그때 느꼈던 불안함은 계속되고 있었다. 어쩌면 사진 속에 남아 있는 저 초췌함은 그 불안함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불안함은 책임으로 넘어가고, 그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서 사람은 몸부림 친다.

불안불안불안 불안한 경계를 넘어가듯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어쩌면 기획자로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달려나감

그 불안함은 계속 프로그램이 잘 되고 있는양 안에 앉아 있는다고 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냥 밖으로 나갔다. 인원을 챙기고, 무엇이 그들에게 프로그램에 오지 못하게 할지를 고민해 보았다. 고민한다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실 하나하나 모두를 챙길 수는 없겠지만, 놓치고 가는 것이 없게 찾고 있었다.

그러다 진짜 밖으로 나갔다. 프로그램 이후에 정리해야하는 수고를 뒤로 하고, 프로그램에 왜 와서 앉아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얌유와 다솜이를 따라 나갔다. 촬영팀 한명을 데리고 택시를 타고, 택시를 타고 나갔다. 프로그램을 하는 도중 할 수 없었던 얘기들은 그네들이 편한 장소에서는 술술 나오는듯 했다. 첫시간에 사진과 영상을 찍으면 때릴것 처럼 정색하던 얌유도 자신이 연예인이라도 된것 같다며, 힘들게 촬영하며 멀미를 느끼는 촬영팀을 토닥여줬다.

얘너나가 뭐하는 거냐고 다시 물어보길래, 시사매거진 같은 방송에 나온 이후로 니들이 달라지거나 다른 시선으로 보여진적 있냐고 되물었다. 그냥 얘너나는 니들 나이 그대로 순수하고 밝은 모습도 있고, 꿈도 있는 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어른들을 설득하고 싶었다. 그래서 돈도 많이 쓰고, 즐거운 장면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애쓰는 것이라고 얘기해 줬다. 비록 그날 알바를 가야해서 택시를 태워달라고 했던 것인지, 놀러가기 위해 택시를 태워달라고 해야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10대로서 살고 있는 그네들의 바쁜일이 중요하다고 이해해 주었다.

싸이월드에 예쁜 사진들을 많이 찍어달라고, 예쁜 사진으로 보여지고 싶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그게 노출이든 관음증이든 그냥 그렇게 한번 웃고 자랑할 수 있는 10대이고 싶어했다.

택시에 앉아서 더 편하게 느끼던 그네들을 보면서, 애들은 프로그램 하러 의자에 앉아 있으면 멀미가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멀미를 느끼지 않으려고 나가서 담배를 피는 것이 아닐까? 프로그램을 하는 장소, 상담을 하는 장소 밖으로 나가면 얼마든지 자신의 얘기를 털어주는 그들인데, 공간이란 것은 그만큼 사람을 구속하고 멀미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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