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1일 금요일

09-06-12 다른 모습을 봐 준다는 것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양다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사전OT에서 본 얼굴들도 많았고, 프로그램을 방해할 정도로 시끄럽게 떠드는 성사중과는 다른 태도의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무리없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곳을 살아가는 나를 포함해서 모두들은 이미지를 먹고 산다. 그 사람의 외모나 입고 있는 옷의 스타일이 그 사람의 내면의 성격보다 더 많은 것을 좌지우지 한다. 내가 그지같은 모습을 하고 소개팅에 나간다면 나를 처음 본 상대방은 100프로 오해의 눈으로 처다볼 가능성이 많다. 예외는 있겠지만.

이 날 우연찮게 두 팀으로 나누었는데 개똥이를 제외한 모든 참가자들은 다른 조가 되었다. 우리 조에는 기획팀과 유스나루 팀들이 섞여 있었고, 왠지 좀 뻘쭘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되었다. 눈을 감고 상대방의 손을 만지고, 그리고 그것을 누구의 손이라고 판단하는 문제는 그 사람의 얼굴, 말투, 옷차림과 다른 것을 느끼게 해준다. 동성, 이성을 떠나서 촉각이라는 것에 신경을 집중하고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 요철(?), 손가락과 손의 생김새들은 그 사람의 손이라는 확신감을 준다. 촉각이 어색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90프로 이상 5명에서 6사람의 이름을 대부분 구분하는데, 여기서 다시한번 촉각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도 있고, 그 사람의 다른 모습을 보게도 만들어 준다. 특히 기억나는 손은 개똥이의 손이었는데, 어린나이였지만, 손바닦에는 잔주름이 가득했고, 투박한 느낌이 아니라 매우 감촉이 좋은 손이었고, 나무의 나이테를 만지는 느낌이었다. 그녀석이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유경험상 어떤 어려운 일들을 겪었을까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아마 마지막까지도 내게는 직접적으로 물어볼 기회는 없겠지만, 미소가 밝은 그에게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니깐..



등을 대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기운이 전달될 수 있도록 정신을 집중한다. 변태처럼 등을 비비거나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가만히 살짝만 붙어 있어도 그 삶의 기운이 등을 통해 전달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수 없지만, 그 사람의 체온이란 그 사람이 하는 말보다 훨씬 더 강렬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느껴지긴 한다. 싸이코 드라마에서 얘기하는 텔레 혹은 포스?


2. 나는 죽기 전에

"죽는다"는 것을 생각해 본것은 아래의 글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 전에는 이런 질문을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도 없이 산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살지는 못했다. 아래와 같은 일을 겪고 나서, 무지막지하게 다른 삶이 펼쳐졌고 산다는 것은 곧 죽는다. 죽는다는 것은 곧 산다.라는 느낌으로 삶이 전환된 것 같다.

by 운짱 | 2009/07/31 01:19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14) "죽자, 죽어야지, 좆같으 세상 살아서 뭐하나"란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열심히 멋...


어릴때나 20대 초반때나 나는 친구들에게 진지하다고 너무 지적을 많이 받았다. 재밌고, 사고치고, 뜬 구름 잡기도 할 나이에 사실 가끔 진지한 척을 많이했다. 세계평화나 남북통일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것과 비슷한 그런것이다.그날 프로그램에 집중하느라 많은 생각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삶은 곧 죽음이다."라는 하이데거의 전제에 나는 동의한다. 진지한 모드가 발동됐는지, 우낀거 안 쓰고 그냥 진지하게 쓰게 됐다. "나는 죽기전에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뭔가 10%정도 부족한 느낌은 항상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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